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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직전 카메라 응시한 문형배…‘역사의 죄인’ 실랑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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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5. 04. 04. 16:43

尹 파면까지 22분…희비 교차한 심판정
국회 측 포옹·악수…'감사합니다' 고성도
[포토] 헌재 '8:0 전원일치 윤대통령 파면 선고'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고 있다./박성일 기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 22분 주문을 낭독하며 111일간 이어졌던 탄핵정국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 한명의 기각·각하 의견도 없는 8명 전원일치 인용 결정이었다.

오전 10시 1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대심판정의 문이 열렸다. 취재진과 방청객, 여야 의원 등으로 심판정 118석이 가득 찼다. 40분께 청구인(국회)과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이 마주보며 자리했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선고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58분이 되자 대심판정이 점차 조용해지며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했다.

10시 59분, 8명의 재판관이 법정 안으로 입장했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사건 선고를 시작하겠다"는 문 대행의 말에 대심판정 안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의 입을 향했다.

문 대행은 이후 20여분간 쉬지 않고 선고요지와 주문을 읽어내렸다.

처음 나온 판단은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의 적법요건에 대한 언급이었다. 문 대행이 "이 사건 탄핵심판청구는 적법하다"고 밝힐 때까지는 양측 대리인단 모두 허공을 보거나 재판관을 쳐다보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행이 윤 대통령 측이 줄곧 탄핵심판의 절차적 결함이라고 주장해왔던 내란죄 철회에 대해서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허용된다"고 밝히자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한숨을 크게 쉬며 고개를 떨궜다.

공기가 달라진 건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꼽았던 '거대 야당의 폭거'에 대한 판단이 나오면서 부터였다. 문 대행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재의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히자 양측의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국회 측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대부분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고 있었다.

문 대행이 "피청구인은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했다"며 윤 대통령의 국회 봉쇄 및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인정하자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눈에 띄게 심란한 기색을 드러냈다.

문 대행이 윤 대통령의 5가지 탄핵 소추 사유에 모두 위헌 판단을 내리고, 그 중대성 역시 파면에 이를 정도라는 결론을 내리자 윤갑근 변호사는 입술을 움찔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차기환 변호사 역시 한숨을 쉬며 눈을 감고 경청했다. 선고가 막바지에 달하자 석동현 변호사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문 대행은 선고 중간 양측을 번갈아보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문 대행은 눈에 보일정도로 몸을 틀어 국회를 향한 뒤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관계에서 관용, 그리고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으로 고개를 돌려 "피청구인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행은 주문만을 남긴 상황에서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이라며 윤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주문 직전엔 1초 남짓 짧은 순간 생중계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했다.

문 대행이 파면을 선고한 순간 대심판정의 고요함은 마침내 깨졌다. 주문 직후 방청석에선 안타까움과 환호가 뒤섞인 탄성이 터져나왔다. 선고를 끝마친 문 대행은 심판정을 떠나며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두드렸다.

국회 측과 방청석 일부에선 재판부를 향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여당 의원 중 한명이 재판부를 향해 "역사의 죄인이 된거야"라고 소리치자 곧바로 야당 의원이 "누가 역사의 죄인이냐"며 맞받아치는 소란이 생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선고가 끝난 직후 굳은 표정으로 곧바로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반면 국회 측은 11시 27분께까지 자리에 남아 서로를 껴안거나 악수를 나눴으며 심판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던 탄핵 시계가 22분간의 선고를 끝으로 마침내 멈췄다. 윤 대통령은 이로써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8년 만인 2025년 4월 4일, 헌정사상 두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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