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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우리나라에게는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22년 기준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경량소재 등에 쓰이는 핵심광물 33종의 수입의존도는 99.9% 수준에 달한다. 원유와 LNG 등 전통 에너지원부터 수소·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원, 그리고 희토류 등 광물까지 대다수 수입에 의존하는 탓에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변수에 크게 흔들리게 된다. 일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들썩이면서 한국전력이 200조원을 넘기는 부채를 떠안게 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우리나라가 자원 개발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 해외 개발 사업으로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들의 자본이 잠식되면서 사실상 올스톱이 됐다. 해외자원 투자가 가로막힌 상황에서 비슷한 자원 빈국인 일본은 세계 전역으로 자원 영토를 넓혀갔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6대 전략광종(유연탄·우라늄·철·동·아연·니켈)에 대한 국내 자원개발률은 34.4%로, 일본 자원개발률(69.9%)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일본 자원개발률이 60.2~75.2%인 반면, 우리는 27.9~34.4%에 불과했다.
다행인 점은 지난달 26일 정부가 '핵심광물 재자원화 활성화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자원개발 산업에 숨통이 트였다는 것이다. 해당 추진방향은 올해 시행된 '국가자원안보 특별법'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폐배터리·폐인쇄회로기판(PCB) 등 사용후 제품에서 핵심광물을 다시 추출하는 '재자원화' 비율을 오는 2030년 20%까지 2배 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공기업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성은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부터 막힌 광해광업공단의 해외자원 직접투자를 어느정도 허용해주는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일어날 자원 전쟁에 대비해 광해광업공단, 석유공사 등 공기업 역할이 중요하다"며 "민간기업은 리스크를 감내하며 선뜻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기업이 선두에 서서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핵심광물 재자원화 선도기업 육성을 위해 광해광업공단을 통한 직접투자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치권의 지나친 개입도 덜어낼 필요가 있다. 자원개발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간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정권에 따라 손바닥 뒤짚 듯 지원을 끊어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단 한 번의 시추 결과로 접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