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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나부터포럼 “자유·평등 기반한 선교사의 근대화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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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3. 18. 15:43

140주년 기념해 최초 장로교회 새문안교회서 개최
대표 류영모 목사, 교회 과오 고백하고 미래 강조
장로·감리교회 대표 신학대 교수들 주제 발표자로
허은철 교수 "초기 선교사 활동 진정한 근대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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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스 언더우드 선교사의 증손자인 피터 언더우드 박사(한국 이름 원한석). 그는 증조부인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제3회 나부터포럼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2025년은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를 통해 시작된 한국교회 선교가 14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시점을 맞아 초기 선교 정신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나부터포럼'은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새문안홀에서 18일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라는 주제로 제3회 포럼을 개최했다.

'나부터 포럼'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함께 교회와 사회의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나부터 개혁과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자 만든 기독교단체다. 예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증경총회장 류영모 한소망교회 원로목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피터 언더우드 박사, 류영모 원로목사, 새문안교회 이상학 담임목사,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 김명전 GOODTV 대표이사, 총신대 박성규 총장, 장신대 김운용 총장, 총신대 허은철 교수, 감신대 소요한 교수, 한신대 한강희 교수, 장신대 박경수 교수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선교 140주년을 기념해 최초의 장로교회인 새문안교회에서 포럼을 개최했다.

나부터포럼 대표 류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선교 14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이제 양극화가 아닌 아령사회(양극단화 사회)가 됐다"며 극심화되는 우리사회의 갈등 양상을 우려했다.

류 목사는 또 "한국교회가 역사의 중심, 사회의 중심에 서기는커녕 교회가 갈등의 조장자가 됐다"며 과오를 고백했다. 그러면서 "우리(한국교회)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눈으로 지나온 140년의 역사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며 이번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초기 선교 정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취지에 예장 통합 총회장 김영걸 목사, 새문안교회 이상학 담임목사, 김명전 GOODTV 대표이사, 총신대 박성규 총장, 장신대 김운용 총장 등 많은 교계 인사가 축사로 화답했다.

특히 이날 새문안교회를 세운 호러스 언더우드의 증손자 피터 언더우드 박사(한국 이름 원한석)가 특별 초대 손님으로 참석했다.

피터 언더우드 박사는 "140년 전 제 증조부 등 초기 선교사들은 이땅에 씨를 심었다. 오랫동안 거름도 주고 관리도 잘했다"며 "지금은 한국교회가 성장해서 전 세계에 한국 선교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나부터'란 말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은 컨트롤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나부터포럼'과 예장통합 교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포럼 주제 발표는 초기 선교에 힘쓴 감리교회와 장로교회를 기념하기 위해 양 교단을 대표하는 신학대 교수들이 맡았다. 총신대 허은철 교수는 제1강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를, 감신대 소요한 교수는 제2강 '한국교회 공간의 형성과 역할'을, 한신대 한강희 교수는 제3강 '한국교회 선교, 본질을 다시 묻다'를 장신대 박경수 교수는 제4강 '한국교회 초기 연합운동의 유산'을 발제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허 교수는 초기 선교사들의 행적에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잊지 말아야 하는 가치를 뽑아냈다. 그는 "일제시대의 근대화는 (식민지 경영을 위한 인프라 투자 중심의) 가짜 근대화였고 진정한 근대화는 자유와 평등 정신을 기반으로 한 선교사들의 근대화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일제는 우리에게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강제했다. 하지만 선교사님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을 썼다"며 "원두우·마포삼열·우리암·우광복 등 특히 우리암 선교사님은 자기 아들 이름을 우광복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광복의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허 교수는 "근대화에 영향을 미친 선교사들의 노력과 영향을 많은 이들이 모르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말하며 조용히 한국을 떠났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을 근대화시켜 주었다고 억지 주장하는 일제와 너무나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수 교수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선 통합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초기 선교사들이 교단을 초월해 연합해서 전도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박 교수는 "오늘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로부터 점차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교회와 교단의 분열이다. 교회 일치의 회복은 교회의 선교 사명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당면 과제"라고 했다.

박 교수는 "신학적 차이에 대한 소모적 논쟁에 계속 매달리기보다는, 우선 교회연합과 일치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의 분열 자체가 아니라 분열된 교회가 서로 사귀지 못하는 것이 진짜 스캔들"이라며 "분열보다도 분열의 죄에 대해 둔감하거나 무관심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하나이며 또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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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포럼 대표 류영모 목사(가운데)와 주제 발표를 한 장신대 박경수 교수(류 목사 왼쪽), 감신대 소요한 교수(왼쪽 첫 번째), 총신대 허은철 교수(류 목사 오른쪽), 한신대 한강희 교수(오른쪽 첫 번째)./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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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하는 총신대 허은철 교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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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자 맥킨지에 의해 촬영된 의병 모습. 일제가 추진하는 근대화는 자유가 없는 근대화였지만 개신교 선교사의 근대화는 자유를 바탕으로 한 근대화였다고 허은철 교수는 주장했다./제공=나부터포럼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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