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원포인트건강] 퀴놀론계 항생제, 대동맥 질환 유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4.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4010007548

글자크기

닫기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5. 02. 14. 11:50

감염병 치료약…부작용 논란으로 美FDA 등에서 경고
연세의대, 5개국 1300만 명 조사해 연관성 없음 입증
세브 연구팀
퀴놀론계 항생제는 요로감염, 폐렴 등 다양한 감염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처방 대상 질환이 다양한데다 항균 범위가 넓고 약의 체내 흡수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약제보다 가격도 저렴해 감염 질환에 흔히 사용됐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호주 식약청 등에서 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류·대동맥박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사용 제한이나 주의 권고를 발표하자 전 세계적으로 처방률이 급격히 낮아졌다. 부작용 앞에 약의 효능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국내외 연구진이 최근 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 질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정호 감염내과 교수와 유승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에 대동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사용량이 급격히 줄었던 퀴놀론계 항생제가 실제로는 해당 부작용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eclinicalmedicine, IF 9.6)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퀴놀론계 항생제의 약효와 범용성이 좋다는 점에서 감염 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대동맥 질환과의 인과관계 확인에 나섰다. 우선 의료 데이터 기반 연구를 위한 국제 헬스케어 네트워크인 OHDSI를 활용해 한국·미국·일본·대만·호주 등 5개국 14개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표본 크기 확대, 다국가 분석 등을 통해 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시도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했다.

연구팀은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요로감염 환자 1300여만 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같은 치료 효과가 있는 트리메토프림 등 여타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과 대동맥 관련 부작용 발생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대동맥 질환 발병률은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에서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연구 결과가 대상 국가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면서 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 질환 발병률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김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대동맥 질환 발병 위험성과 상관없이 요로감염 등 감염 질환 치료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승찬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가 미국 등 다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점에서 단일 국가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된다"며 "데이터 규모도 크게 확대돼 진행된 만큼 연구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