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경제적 부양 확인할 만한 금융 내역 등 제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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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국가유공자의 자녀인 A씨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선순위 유족 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국가유공자인 아버지 B씨의 일곱 자녀 중 여섯번째 딸로 2018년 11월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선순위 유족으로 등록됐던 어머니마저 사망하자 2022년 4월 자신이 아버지를 주로 부양했으므로 선순위 유족으로 지정해달라는 취지의 신상변동신고서를 보훈당국에 제출했다.
이후 일곱번째 자녀인 C씨가 이를 부인하며 이의를 제기하자 보훈 당국은 보훈심사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했다. 심의위원회는 "A씨와 C씨 모두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자식의 도리를 행한 것 이상으로 다른 유족의 부양 정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부양했다고 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을 모두 '고인을 주로 부양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심의·의결했고, 보훈당국은 2022년 12월 A씨에 이를 통보했다.
A씨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국가유공자법에 따르면 선순위 유족의 요건으로 정한 '주로 부양'은 통상 경제적 급여 제공을 기본으로 투병에 대한 간병·동거를 통한 정신적 부양 등을 함께 고려해 인정한다. 아울러 '주로 부양한 자'는 국가유공자의 생애 전체를 기준으로 해당 유족이 부양한 구체적인 내용과 기간, 다른 유족들의 부양 유무와 정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같은 순위의 유족들 가운데 최연장자가 아닌 해당 유족에게 보상금 수급권을 수여하는 것이 정당화될만큼 특별히 높은 수준으로 국가유공자를 부양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A씨가 아버지를 모시면서 생활비 전반, 병원비, 간병인비 등 크나큰 경제적 부양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지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금융 내역 등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A씨가 통상적인 자녀의 도리를 넘어 고인을 전 생애에 걸쳐 높은 수준으로 특별히 부양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볼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는 매월 받고 있었던 국가유공자 관련 수당과 기초연금뿐만 아니라 임대보증금, 소유하고 있던 현금을 모두 A씨에게 줬다"며 "이는 A씨의 아파트 취득 자금이나 병원비·간병비·생활비 등에 많은 부분이 충당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B씨가 사망 시까지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며 주로 요양보호사들의 간병을 받은 바 A씨가 아버지의 사망 전까지 몇 년의 기간 동안 동거했다거나 병원에 모시고 다녔다는 정도의 사정만으로 아버지를 전적으로 부양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