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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중심 모든 분야 융합…성균관, 글로벌 리더 대학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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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현 기자 | 안정환 기자

승인 : 2025. 01. 13. 06:00

[인터뷰]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조선시대 유일한 국립대...올해로 건학 627주년
AI 분야·.산학 협력 통해 연구중심 대학 앞장서
HCR사립대 1위 달성…내년 배터리학과 신설 앞둬
유지범 성균관대총장 인터뷰
유지범 성균관대총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성균관대학교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문묘(文廟) 뒤에 자리 잡은 조선 태조 7년인 1398년을 건학연도로 삼아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학교다. 지금의 성균관 명륜당에서 성균관 유생을 대상으로 교육한 것이 성균관대의 시초로 2025년 현재 건학 627년을 맞이했다. 조선시대 유일한 국립대이자 최고의 인재 양성 기구인 성균관(成均館)은 민족 지성의 요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세종대왕,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단재 신채호, 심산 김창숙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온 성균관대의 제22대 유지범 총장은 지난 10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엄중한 역사의 현실 앞에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교시(校是)와 건학이념(建學理念)인 수기치인(修己治人) 정신에 충실해 올해 성대를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성균관대는 연구와 산학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히 교육과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공헌과 산업 혁신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며, 2025년에도 과감한 혁신과 정책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유 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성균관대의 연구·교육·산학·창업 분야 성장에 힘써 시간이 흘러 비로소 성과의 꽃을 피울 때 기억될 수 있는 총장이 되고 싶다"면서 "올해는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는 AI(인공지능) 시대를 개척하고, AI와 모든 분야를 융합시키는 방안을 과감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뜻을 밝혔다.

유지범 성균관대총장 인터뷰4
유지범 성균관대총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다음은 유 총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한국이 겪고 있는 정치·경제 혼란 등 연이은 위기 속에서 대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대학은 사회가 직면한 혼란과 비극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희망을 제시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대는 600년이 넘는 전통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에 더욱 민족과 사회를 위한 등불이 되고자 한다. 성균관대의 탕평비(蕩平碑) 정신인 '화합하고 당파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의 기조로 사회적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학문적 융합과 창의적 사고를 통해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연구를 강화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사회적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사회의 회복과 발전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대의 도전과 기술적 변화를 과감히 수용하고 AI를 중심으로 모든 분야를 융합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 현재 성균관대의 교육 철학인 '비전2030플러스(VISION2030+)'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목표로 하고 있는지.
"'담대한 도전으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대학'의 의미이자 목표다. 이는 학생들에게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국가와 사회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성균관대만의 교육혁신전략인 빅스(BIGs)로 학생들에게 더 폭넓은 학문 선택권과 글로벌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플립러닝(토론, 과제 풀이 등 형태의 수업 방식)과 융합 교육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임기 동안 성대의 비전을 실현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글로벌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고 싶다."

- 성균관대는 첨단 분야 교육과 산학협력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미래 수요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사안들이 있는지.
"지난해 첨단 산업 수요에 발맞춰 반도체융합공학과와 에너지학과를 설립했다. 또 응용AI융합학부, 에너지학과를 신설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에게 질적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SDI와 협력해 배터리학과 신설을 앞둬 2026년부터 신입생을 받고, 양자정보공학과도 신설해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미래 사회와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인재 양성을 위해 자유전공계열이 신설됐다. 이 계열은 융합적 사고를 배양하고 학문 간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전공 선택의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학문적 탐구와 자기 주도적 진로 설계를 지원할 방침이다."

- 지난해 높은 연구 성과와 성균관대의 최근 주요 연구 성과와 산학 협력 사례가 무엇인지.
"최근 AI시대를 선도하며 학문적 성취와 연구 성과, 산학협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10명의 교원이 선정돼 국내 사립대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다. 또 지난해 QS 세계대학평가에서 123위, THE 세계대학평가에서 102위(사립대학 공동 1위)를 기록하며 연구 경쟁력과 평판 강화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는 국내 3위에 올랐으며 이는 교육·연구·국제화·취업 지원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의 결과다. 이 밖에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 램리서치(Lam Research)와 협력해 'K-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성남시와 협력해 설립한 'AI 혁신연구센터'는 AI를 이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디자인하는 등 첨단 기술 연구와 산업 협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유지범 성균관대총장 인터뷰1
유지범 성균관대총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첨단 분야 외에도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성균관대는 지난해 창업중심대학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104억원 규모로 수도권 내 100여개 창업 기업에 지원을 하고 창업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교원 창업 기업인 ㈜올릭스, ㈜지니너스, ㈜엔젯, ㈜이엔셀 4곳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또 최근 5년간 교내 창업 기업 누적 투자 유치액이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37개 교원 창업 기업을 포함한 100여 개의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성균관대만의 글로벌 강점이 있는지.
"현재 68개국의 549개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4000여명의 외국인 학생과 연간 1000여명의 교환학생을 유치해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위상도 높이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영어 강의 확대, 국제 공동연구 활성화, 한국에 적응하고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버디(Buddy)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고품질 한국학 강좌 등을 새로이 만들어 한국 문화에 대한 전문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하나 바라건대 외국 대학과 활발한 교류로 허브 유니버시티(Hub University)를 만들어 공동연구를 해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최근 대학이 환경문제와 지역 사회 도모를 위한 활동이 많다. 성대가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비전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캠퍼스와 지역사회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탄소중립 캠퍼스 구축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설비로 전환했으며, 물 자원 절약을 위한 중수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탄소중립연구소와 ESG 위원회를 통해 환경 보호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ESG 교육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산학 생태계 시스템을 바탕으로 캠퍼스 확장을 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변경된 사안이나 구체적 방안 있는지.
"오랜 기간 추진해 온 R&D(연구개발) 사이언스파크 개발에 대해 지난해 말 '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에 관한 수원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이 조건부 의결되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를 기반으로 수원시와 협력해 경기 남부 지역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또 수원 자연과학캠퍼스 내에 약 1만4000평 규모의 소규모 제작 및 연구 작업장(FabLab)과 CNS 연구센터가 올해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국가 산학협력 및 첨단 연구의 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허브-스퀘어(Hub-Square) 도입 계획을 바탕으로 교수회관 후면부지와 더불어 혁신성장구역 도입과 개발 계획을 수립해 캠퍼스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지범 성균관대총장 인터뷰2
유지범 성균관대총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총장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총장으로서 마음가짐이 어떠한지.
"공자께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이 없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600년 이상의 유구한 전통을 가진 대학으로 그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적 사고와 도전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 대학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 성균관의 선구자들이 즐겨 가슴에 품고 노래한 시경(詩經)의 한 구절이 있다. '북풍이 세차게 불어오며, 함박눈이 펄펄 내려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함께 돌아가리라'는 구절이다. 2025년에는 이 정신과 마음으로 성균관대를 이끌어 나가겠다."
강다현 기자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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