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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트코인 국가비축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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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1. 28. 14:00

업계 "대량 비축해 국가부채 털자"
'100만개 코인 20년 보유' 법안도
일부 학자 "코인보유자 배만 불려"
Bitcoi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이 지난 7월27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과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비축을 촉구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국가 비축에 대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해 온 트럼프 당선인에게 좀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수십년간 비축해 둘 경우 가격이 폭등해 국가부채 상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와이오밍 주 공화당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는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이미 제출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최대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해 향후 20년간 보유하도록 하고,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선 정부가 보유한 금의 가치를 재평가해 연방준비제도에서 재무부로 차액을 송금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와 재정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최고치를 넘어선 비트코인을 정부가 사들일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국가가 비트코인 비축에 나설 경우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경제학자는 "국가가 암호화폐를 비축해야할 납득할만한 논리는 없다"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는 훌륭한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일반 납세자 입장에서 보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올해 대선 운동기간 암호화페 친화적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지원했던 암호화폐 업계 거물들은 그런 우려를 일축했다. 이들은 정부가 암호화폐를 비축할 경우 36조 달러(약 5경15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국가부채를 대폭 감축할 수 있다는 등 장밋빛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외환과 금을 비축하고 있고, 비상사태에 대비해 의료장비와 석유 등 주요 자원을 관리하고 있는데,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정부가 비트코인도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강조한다. 비트코인은 채굴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전체 유통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다.

S&P 글로벌의 디지털 자산 분야 이사인 앤드류 오닐은 "만약 비트코인이 예상대로 작동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대비 달러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이를 활용해 국가 부채의 상당 부분을 상환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계속 증가하는 부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추적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방법원이 과거 범죄수사와 자산 압류를 통해 확보한 암호화폐를 이미 200억 달러(약 27조8740억원) 정도 갖고 있다.

현재 정부 정책에 따라 연방 정부는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화폐를 주기적으로 매각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런 매각을 중단시키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정부는 '비트코인은 절대 팔지 말라'는 모든 비트코인 보유자가 마음에 새겨둔 규칙을 어겨왔다"며 ""그 막대한 부를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영구적 국가 자산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20년 후 어떤 가격을 형성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금이나 다른 안정적인 자산에 비해 우위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암호화폐 구매를 위해 납세자의 돈이 사용된다면, 국가 부채가 증가하고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해결하려는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준비금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금융 시스템에 보다 완전하게 통합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제미니의 최고운영책임자 마샬 비어드는 "이는 암호화폐의 긍정적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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