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혀 궤양 우습게 봤다가 ‘설암’ 찾아온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m4.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4010013609

글자크기

닫기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10. 24. 11:34

구내염·입병으로 오인 초기 발견 늦는 경우 많아
20~30대 설암 발병률 꾸준히 늘어나 주의 필요
설암 사진
/구강내 혀 부위에 백색 반점과 붉은 반점이 보인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혀는 음식 맛과 온도·촉감을 감지하는, 음식을 뭉쳐 삼키도록 하는 매우 유연한 근육질의 장기다. 혀에 생긴 염증성 궤양이 심해지면 암으로 발전하는데 바로 '설암'이다. 설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발생이 증가하면서 설암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20~30대 발병도 많아지고 있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신규 설암 환자 중 20~30대가 80명으로 8%를 차지했다. 20~50대 신규 설암 환자는 46%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환자가 60대 전이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설암의 절반 이상은 주로 혀 양측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하얗거나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서 괴사가 일어나는 염증성 궤양으로 진행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없을 수 있지만 종양이 혀 신경 주변까지 침투하면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같은 초기 증상은 일반적인 구내염 증상과 유사해 구분이 쉽지 않다. 구내염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물리적인 자극으로 상처가 나며 세균에 감염됐을 때, 자극적인 음식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길 수 있다. 한승훈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구내염은 대부분 1~2주 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이런 증상이 3주 이상 없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병변이 더 커진다면 설암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설암은 구내염과 비교해 병변의 범위가 크고 출혈이나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음식물 삼키기가 곤란하거나 씹는 동안 혀와 구강·목 전체에 통증을 느끼고 심한 구취나 혀 출혈을 보인다면 설암을 의심해야 한다. 설암 특성상 목 주변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 턱밑이나 목 옆부분에 단단하게 만져지는 종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설암 발병 원인으로는 흡연·음주, 불균형한 영양 섭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유전적 감수성 등이 꼽힌다. 흡연과 음주 영향이 절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 발병률이 높은 이유다.

설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지만 초기 발견해 치료 받으면 혀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암이 빠르게 전이돼 완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조직검사 후 설암으로 진단되면 CT, MRI, PET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설암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암 병기를 결정한다.

설암은 종양 주변 정상조직을 포함해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는 수술이 치료 원칙이다. 임파선 전이가 많기 때문에 목 상부 임파선까지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외에 경우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최초 시행하기도 하지만 치료 후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안 건조증, 충치, 음식섭취가 어려워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수 있다.

설암은 병변 절제 범위에 따라 혀의 절반 이상을 절제할 수도 있다. 설암으로 제거된 부위에는 혀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팔이나 허벅지에서 뗀 근육이나 살을 붙이는 재건술을 시행한다. 이 때는 혀가 한쪽으로 너무 당기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백승국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혀의 통증과 궤양 같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많이,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충치·치주질환 예방 등 철저하게 구강위생을 유지하는 것도 설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