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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석구 “제 나이에 어울리는 연기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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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4. 03. 31. 11:56

기자역할 소화하려 현직자들 만나
리얼하게 안하면 들통날것 같더라
캐릭터 변화 스며들듯 조금씩 시도
올해 초 1인 기획사 겸 제작사 설립
작가 전향도 생각...이야기 찾는 중
손석구
손석구가 영화 '댓글부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기자라는 직업이 판타지가 쓰인 직업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예민하고 리얼하게 다가가지 않으면 들통날 것 같았어요."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에서 사회부 기자 임상진 역을 맡은 손석구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실제 기자들과 미팅하며 캐릭터를 빌드업했다며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직업군마다 갖는 생리가 있으니 그 정도만 이해하고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영화 속 임상진이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떤 식으로 오보성 기사를 쓰고 어떻게 좌천 됐는지, 또 어떤 식으로 컴백하려 하는 지 등을 말이죠. 기자의 일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납득이 되게 말이죠. 널뛰는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면서 관객과 일치되길 바랐어요.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지기 전까지 초석을 다지는 단계, 그것을 어떻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여 줄 지 고민했어요."

영화 속 임상진은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다. 안국진 감독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에 이어 '댓글부대'에서 '온라인 여론 조작'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고 유쾌하게 풍자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서 안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작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현상을 다루는 데 그게 좋았죠. '댓글부대' 역시 비슷한 느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믿음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됐어요."

손석구
손석구가 '댓글부대' 속 기자 역할을 위해 현직에서 일하는 기자들을 직접 만났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손석구
기자의 생리를 모르는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 빌드업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고 밝혔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평소 뉴스를 많이 본다는 손석구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뉴스와 여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단다.

"제가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그 안에 있는 인간군상을 따라가지 못해요. 그래서 뉴스 보는 게 재밌어요. 뉴스는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해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가까운 제 친구들의 뉴스는 제가 판단 가능한 영역이죠. 그런데 나라에 무슨 일이 있고, 기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사회에서 어떤 범죄가 일어나는 지 등은 제가 실제 접하지 않은 것들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석구
배우 손석구가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해 밝혔다/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손석구는 영화 '범죄도시2'(2022), '연애 빠진 로맨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D.P.' 살인자 ㅇ난감', 디즈니+ '카지노',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등에서 매번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며 몇 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새로운 캐릭터를 위해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단다.

"제 생각에 가장 좋은 것은 인지되지 않는 정도의 변화예요. 자칫 제 밑천이 드러날 것 같다는 조바심 때문에 큰 변화를 주면 분명히 탈이 날 것 같아요. 제 나이와 정서에 할 수 있는 연기가 있다면 그걸 하고 싶어요. 저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변화에 대한 강박이 있었는데 극도의 변화를 시도하면 무리수가 생기더라고요. 너무 빨리 가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열정을 찾아 무엇인가를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긍정적인 영향이 되지 않을까요." "

손석구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지난 1월 1인 기획사 겸 제작사인 주식회사 스태넘을 설립했다.

"단순한 엔터테이닝한 작품보다는 무언가가 더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배우 겸업이 아닌 작가로서 전향도 생각하고 있어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다른 것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회사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근차근 이야기를 찾고 있습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제가 쓴 작품 연출을 안 감독과 함께 하고 싶어요."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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