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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비대면 투자 시대, ‘효율화’에 묻힌 비수도권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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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3. 24. 17:12

김동민
'812 → 755'

작년 한 해 동안 57개 국내 증권사 지점이 사라졌다. 현재 증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총 지점 수는 755개다. 2016년 당시만 해도 1193개였지만, 매해 통폐합 과정을 거치면서 7년 만에 40%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 조치에 대한 핵심 배경으로 '비용절감'을 내놓고 있다. 거래 디지털화로 인해 비대면 투자문화가 확산되고, 코로나19까지 겪으면서 지점을 직접 찾는 투자자들이 줄었다는 해명이다. 효율 기반의 선택과 집중이 시스템적으로 작동된 셈이다.

증권사의 경우 보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과 달리 투자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위 같은 해명이 상식에서 벗어나진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 중 상당수는 지점 이용에 대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 고액을 투자하는 고객들은 통상 모바일 시스템을 이용하기 보단 지점을 직접 방문한다.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지 않은 고령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방문 투자를 즐기는 고객들 입장에선 지점 통폐합은 비수도권 지역의 투자자들을 외면하는 처사로 판단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수의 증권사들이 지점 수를 줄이는 기조에서도 수도권에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겐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간들을 신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부자 동네'로 불리는 강남·압구정·도곡·반포 등을 중심으로 영업 경쟁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들의 모습을 우린 쉽게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지역에 대한 외면이 투자자의 외연확장에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 비용절감은 증권사들의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고객을 외면하는 비용절감은 오히려 증권사의 성장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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