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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준 칼럼] 정책 ‘캐스팅 보트’ 쥔 MZ세대, 정치·사회 양극화 깨는 주역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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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4. 03. 18:27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정책 '캐스팅 보트' 쥔 MZ세대, 정치·사회 양극화 깨는 주역될까


요즘 MZ세대가 괄목상대다. 최근 정부의 주요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그 평가를 두고 큰 논란이 빚어지곤 했다. 논란의 중심에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정책 당국자들을 자주 놀라게 하고 있다. 굵직굵직한 현안과 정책들이 MZ세대라는 여과지를 통과할 때 한순간에 뒤집히기 일쑤다. MZ세대는 또 실용적 잣대로 양극화된 사회적 이슈 방향 결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다.

최근 정부가 '주 69시간 유연근로제'를 골자로 한 노동개혁안을 발표했다가 MZ세대의 반대로 혼쭐이 났다. 노동부가 적잖은 질타를 받고 황급히 수정작업 중이다. MZ세대는 정치권이 추진 중인 연금개혁 방향에도 사뭇 부정적이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연금 보험료를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출범한 MZ노동조합은 양대 노총이 사용처 공개를 거부한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MZ세대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적이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MZ세대 챙기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모든 정책을 MZ세대, 청년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MZ세대는 그 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방향을 정해놓고 (정책을) 밀어붙이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의 젊은 세대이다. 이들은 대체로 산업화시대 말기의 베이비붐 세대와 초기 민주화 세대의 자녀들로 구성돼 있다. 1970년대 후반 유신시대와 1980년대 민주화시대를 모두 겪은, 보수와 진보를 두루 경험한 부모를 두고 있다. MZ세대는 그 영향을 받아 이념적 잣대를 버리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세상을 본다. 이들은 인터넷, 모바일 혁명을 거친 탓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경제적 이익에 민감하면서 공정을 추구하는 '인구통계학적'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지난 2월 현재 주민등록상 총인구(행안부)는 5140만명으로 MZ세대는 20~29세 636만명(12.38%), 30~39세 658만명(12.80%)으로 총 25.18%에 달한다. 60~69세 746만명(14.51%)의 베이비붐 세대와 함께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양대 집단이다.
그들은 세계적 스타인 '김연아'와 'BTS'를 보유한 세대이다.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일상 속에서 그들은 '거대담론'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시대정신은 '먹고사니즘'이다. 먹고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기본 생계조차 버거운 현실이 그들의 의식과 행동을 결정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에서 다층적으로 존재감이 높다. 최근 5년여 동안 정치영역에서 특히나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MZ세대는 후보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7년 대선 이전 20~30대 젊은 유권자는 대체로 현실 비판적인 전통적 야당(좌파)에 일방적 지지를 보냈으나 2022년 대선에서는 우파와 좌파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았다. 그만큼 보수화, 실용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정부는 MZ세대와 태생적으로 가깝다.

MZ세대는 사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의사표현이 즉각적이면서도 솔직 과감하다. 구태에 갇힌 양극화된 정당 정치, 강성 정치 투쟁 성향의 양대 노총 중심의 사회 운동에 대해 MZ세대는 냉담하다. 양극화된, 이념에 의해 박제화된 갈등구조는 MZ세대가 커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합계출산률 0.78은 MZ세대가 기성사회에 던져주는 종합성적표일지 모른다. 종족보존에 필요한 정상적인 합계출산률은 2.1, 0.78은 100점 만점에 37점에 불과한 낙제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연금·교육 등 3대개혁도 어쩌면 MZ 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때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 3대개혁의 필요·충분조건이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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