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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커지는 저신용자 대출 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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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승인 : 2021. 08. 04. 06:00

장수영(경제부)
#급전이 필요해진 프리랜서 A씨는 최근 저축은행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기존에 받은 대출이 있어 신용점수가 400점대로 낮은 편이었다. 4대 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아 2금융권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신용점수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A씨는 이젠 사금융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 대출이 급증했다. 특히 2금융권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모든 업권에서 가계대출이 늘었다. 상반기에만 21조원이다. 금융당국은 1금융권에 대한 규제 풍선효과로 보고 집중 관리 대상으로 2금융권을 꼽았다.

가계 대출 증가세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당국은 2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비율을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보험업권에선 우대금리 폭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식을 택했다. 저축은행은 당장 가계 대출을 줄이고 있지는 않지만, 대출 심사를 강화하거나 한도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총량 규제로 리스크 관리가 보다 쉬운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생활자금 등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서민이다. 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저축은행과 카드사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적지 않은 자영업자가 신용대출을 받아 겨우겨우 폐업을 면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이 약 841조원에 달하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대출 절벽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면서 가뜩이나 저신용자는 갈 곳을 잃고 있다. 대부업체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용도가 좋지 않은 서민들에게 돈을 내주지 않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국이 서민전용 대출 상품인 ‘햇살론’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저신용자 대출 수요를 맞추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이 서민들을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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