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이사 수' 제안으로 이사회 안정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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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발행주식의 액면분할 등을 추진한다.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주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도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앞서 MBK·영풍 측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14명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상정됐다. 고려아연은 회사와 주주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전격 수용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임시주총 안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주주인 유미개발은 지난 10일 고려아연에 대해 소액주주 보호와 권한 강화를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 및 이를 전제로 한 집중투표를 청구한 바 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의 권익보호와 이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치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해당 제도가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이 사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상법상 대표적인 소액주주 권리보호 방안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특히 글래스루이스와 ISS 등 대표적인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이 추천하는 제도기도 하다.
소수주주보호 규정 신설과 분기배당 도입, 발행 주식 액면 분할 안건도 확정했다. 소수주주보호 규정은 경영진이 단독주주 및 소수주주의 권한을 존중하도록 명시하고, 소수주주가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설명을 청구하는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중간배당에 더해 3월과 6월, 9월 말일을 기점으로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을 새로 도입하는 안건 등 주주친화정책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정관변경 안건도 포함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영풍 측은 14명 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과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이사회 책임과 권한이 약화되고 안건 심의기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사회 규모가 과도하거나 비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시주총 안건으로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하는 '이사 수 상한 규정'을 정관에 신설한다는 것이다.
현재 고려아연 정관은 최소 3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최대 즉 인원수 상한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외국인 및 재무 전문가, 위기관리 전문가 등을 사외이사로 추가로 선임하고 여성 사외이사도 추천하기로 했다.
대표이사 자문기구(사외이사 2명 참여)로 운영되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상법상 이사회 산하의 위원회인 'ESG위원회'로 승격하는 안을 추가했다.
MBK·영풍 측이 제안했던 발행 주식의 액면분할 안도 포함됐다. MBK·영풍 측이 최근 고려아연 주가와 거래량 부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식 액면 분할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해당 안건의 임시주총 통과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와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숙고를 거쳐 임시주총 안건을 확정했다"면서 "MBK·영풍도 이번 임시주총을 계기로 함께 회사의 미래성장과 발전을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