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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지상전에 미군 증파...보복 놓고 이란 강온파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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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10. 01. 09:10

미 국방부 "이란 보복 저지 목적 중동에 병력 수천명 추가 파견...전투기 증파"
WSJ "이란, 보복 결론 못내...강경파와 정부 양분"
전 CIA 중동 전문가 "이란, 큰 성공 확신 때만 공격...테러 가능성"
IRAN-LEBANON-PALESTINIAN-ISRAEL-CONFLICT
이란인들이 9월 3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열린 반(反) 이스라엘 시위에서 지난 27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의 초상화 아래에 꽃을 놓아두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미군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조치는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 지속과 제한적인 지상 작전에 대응해 이란과 친이란 무장단체가 분쟁을 확대하거나,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지 말라고 경고한 이후에 나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 미 국방부 "이란 보복 저지 위해 중동에 병력 수천 명 추가 파견...전투기 증파"

미국 관리들은 특히 이스라엘군이 지난 27일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을 제거하는 등 레바논에서 군사 작전을 확대하는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중동 지역에 배치된 공군 F-15E·F-16·A10 전투기의 수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중동에 F-22도 배치하고 있지만, 그 수는 그대로 유지한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군 수천 명을 중동 지역에 파병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이 추가 병력이 투입되면 중동 지역 내 미군 규모는 현재 약 4만명에서 최대 4만3000명이 된다고 AP통신이 추산했다.

F-15E와 F-16 전투기는 지난 4월 1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등 간부 8명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영사관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진 사건에 대해 이란이 같은 달 13일 드론(무인기) 170기·중거리 탄도미사일 120발·순항미사일 30발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을 때 드론을 격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번 증강은 의미가 크다고 WSJ은 평가했다.

23일 버지니아주 노퍽항을 떠난 해리 S.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이 이번 주중 중동에 도착하면 미군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에 의해 전날 역내 주둔 기간이 연장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함께 막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기 된다.

지중해에 있는 해병대와 해군 약 2200명의 해병 상륙준비단도 필요에 따라 중동으로 파병될 수 있다고 국방부 관리들이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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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이란 대통령(왼쪽부터)·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이 2010년 2월 25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열린 공식 만찬장에 도착하는 모습으로 시리아 아랍 통신(SANA)이 공개한 사진./AFP·연합뉴스
◇ WSJ "이란, 보복 결론 못내...강경파와 페제시키안 정부 양분"
전 CIA 중동 전문가 "이란, 4월보다 더 큰 성공 보장 없으면 미사일 공격 하지 않을 것...테러, 선택지"

이란의 보복 공격과 관련, 전문가들은 4월 이란의 공격과 같이 대규모 공습부터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인력에 대한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일부 관리들은 이란의 대응을 막거나, 최소한 지연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이 신문은 알렸다.

이란은 7월 3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 영빈관에서 암살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한 후 2개월이 지났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행한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이 진화하는 세계 질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며 온건 입장을 밝혔지만, 전날엔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격을 규탄하면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억제력 확보를 열망하는 강경파와 향후 회담에서 서방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려는 페제시키안 정부로 양분돼 있다고 WSJ이 이란 내부 정치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나스랄라 살해 직후 열린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대응 조치에 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 인사는 밝혔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중동 문제를 담당했던 노먼 룰은 이란 지도부가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응을 결정하기 전에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룰은 "이란은 4월 공격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한 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과 헤즈볼라의 또 다른 선택지는 테러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나스랄라 제거 후 처음으로 행한 연설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을 우리도 공격할 것"이라며 "이란이나 중동의 어느 곳도 이스라엘의 장거리 힘(arm·무기)이 닿지 않는 곳은 없으며 여러분은 오늘 그것이 얼마나 사실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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